직장 여자 선배와의 썰



직장선배 서른 여섯.

나보다 많은 나이.

성격 조용 조용하면서도 술자리가면 술잔 절대 안무르고

끝까지 우빠이 좌빠이 다돌리고 마지막에는 멀쩡하게 사람들 챙기는 여전사 스타일

얼굴은 약간 김나영 닮았는데 성격은 굉장히 차분.

이때까지 꽤 오랜 기간을 봐왔는데 일처리 실수같은거 거의 없었고 대인관계에서도

아쉬운 소리 한번 안하며 냉정하게 남몫까지 다하는 스타일.

그런데 뭐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몇 년 째 남친없고 예전에 내가 진짜 궁금해서

톡 까놓고 물었음

결혼 생각 없으시거나, 혹시 못 잊는 사람있냐고.

그건 또 아니라함

그냥 좋은 사람을 못 만났다고...

암튼 오늘도 평상시 같이 일하고 있는데 최근에 우리 부서로 넘어온 차장급 아재 하나가

회사를 시장터로 생각 했는지 별 흥미도 없는 수다를 떨기 시작함

혼자 씨부렁 거리고 혼자 웃기를 반복하다가 주위 반응이 없으니깐 무안했는지

그 여자 선배를 건들기 시작.

"영미씨는 왜 아직도 남자가 없을까? 도무지 이해가 안간단 말야"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눈이 너무 높은거 아냐? 이제 그 나이면 적당히 타협 봐야지 ㅋㅋ"

"호호 그런가요"

이런식으로 공격하고 여선배는 받아치고 반복

그런데 이거를 30분정도 반복하니까 여선배가 조용해지더라

그리고 꼰대아재는 퇴장했는데...

내가 업무건으로 그 선배한테 뭐 물어보러 가니깐

소리없이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일하고 있었다.

진짜 독하게 아무소리도 안냄...

내가 업무건 물어보니깐 포스트잇에다가 조금 있다가 오세요

딱 적고 폭풍 타이핑 계속 침

그렇게 강인해 보였던 선배였는데... 내가 참 가슴이 다 저리었다.

막 안아주면서 비혼이 대세잖아요 하고 속삭여주고 싶은 마음...

그러나 이런 연민의 끝자락을 어설프게 내밀었다가는

인생이 스크류바 처럼 시원하게 꼬일거란걸 알고 있기에

나는 그 포스트잇에다가 넵 하고 적어버리고 왔다.

여자들에게 가임기의 막바지란 무슨 의미 이길래

마가렛 대처같은 철혈 여선배가 그리쉽게 무너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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